내가 한국을 씹기만 하는 이유

나는 우리나라가 부끄럽다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하지만 그래서 가끔 삼성 기사에 혹은 케이팝 소식에 그리고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에 내심 뿌듯해하지만 대체로 나는 우리나라를 부끄럽게 여긴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나는 종종 그런 우리나라를 좋아하지 않는다고는 말했다
그다지 놀라지 않은 눈치지만
나는 내 말을 듣는 쪽에서 조금은 나와 우리나라에 대한 어떤 판단을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조금 하면서도
내 의견을 말한다
너무 속물인 사람들 그러니까 너무 물질에 집착하는 사람들, 여유라고는 없는 사람들,
그리고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는 자살률과 외모지상주의, 성형천국,
결혼은 언제하냐, 남자친구는 있느냐 등의 사적인 질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
지나친 상하관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 흔적을 남긴 군대문화의 잔재 
이렇게 말하고는 나는 또 덧붙인다. 
그렇지만 나도 그런 한국인일 뿐이라고 나는 아니고 싶지만 나도 이런 특성들을 갖고 있으며
나도 내가 속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보면서 연봉이 얼마냐고 묻고, 결혼식은 30분만에 끝나고,
도무지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처음에 이곳에 와서 엄청나게 느린 택배의 속도에 놀라고 
또 버스에서 넘어진 친구에게 진심어린 말투로 괜찮냐는 이곳 사람들을 보고는
어떤 대륙의 여유와 타인에 대한 열린 마음 같은 걸 느꼈다고 하면 지나친 걸까
그리고 나는 그걸 더 미화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긴 것이 사실이다
뉴욕이라고 하면 사실 미국을 대표하기는 어렵지만 어쨌거나 미국의 문화를 표현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며칠전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영국과 캐나다에서 자란(한국에서 10대때 3년정도 있었다고 한다)
내 또래의 여성과 우리나라의 남자와 어떤 문화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나도 딱히 우리나라를 좋아하지 않기에 지나치게 부모품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그래서 나타나는 과잉보호,
여자친구한테 살빼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남자친구, 자기가 원하는 여자친구로 만들겠다는 것.
또 여전히 처녀인 여자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 
한국남자는 남자친구로서는 정말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는 등.
그녀가 가장 식겁한 것은 자식들을 위해 지나치게 희생하는 부모들이었다.
미국은 그리고 캐나다는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노력하지
대학입학금을 대주려고 노래방에서 그리고 식당에서 일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남성중심의 우리나라의 문화, 그리고 20대 이상의 남자들이 별로인 이유에 대해 군대문화를 언급했다.
이 친구에 따르면 자신의 흑인 친구가 카이스트에 있을 동안에 부러 이성의 친구와 손을 잡고 다니면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단다
뭐 나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 않았다. 힐끔힐끔 보기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하고, 심지어 안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목수정이 나이든 프랑스인 남편과 지하철을 탔을 때도 이런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별로 놀라운 일도 아니지 싶다.
그리고 나는 그런 친구의 말에 이내 변명같지 않은 변명을 한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을 것이고, 흑인을 보는 것 자체가 지방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what a racist라는 말에 그래도 우리는 유럽의 인종차별주의자와는 조금 다르다고 그들은 사악해서 그렇지만
한국인은 무지해서 그런 것이라고 아직 접해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고.
그리고 나는 한국 남자들에 대해서도 모두 그런것은 아니라고 군대문화가 크고 잘못된 가정교육 문제가 크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심지어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남자아이 인구가 더 많은 사실까지 언급했다.
남아선호사상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낡은 느낌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그래도 그 문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서 조금 다행이었다랄까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한국에 대해 비판하는 그 친구에게 한국인도 그 한국문화의 피해자라는 
조금은 논리가 맞지 않는 말로 우리나라를 옹호하려 들려했다.
사실 그때는 몰랐다.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중에 다시 생각할 기회가 왔을 때 결국 그 문화를 만들어내고 이끌어가는 것이 한국인인데 
그들이 그 피해자라고 한다면 조금 우스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말았다.
어떤 사회가 성숙하다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이 성숙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미성숙을 '우리가 만들어낸' 문화탓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 글을 쓴 것은 아니었고
한국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인가 아니면
나는 어떤 생각 자체를 하고 있는 것인가 스스로 알아보고 싶었다
결국 두서없는 글이 돼버렸지만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고 또 더 생각할 기회를 갖는 걸 잊지 말아야지 싶다. 


by 상콤마녀 | 2015/01/28 12:4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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